세종의 정음은 보는 글자이면서 소리의 이치를 담은 글자다. 그 이치는 눈에만 머물 까닭이 없다. 손끝으로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. 정음점자는 한글 창제원리를 그대로 손끝에 옮긴 점자로, 점의 배열이 곧 닿소리·홀소리의 모양이다. 스물넉 자에 하늘아( ㆍ )를 더한 스물다섯 자를 점자로 옮긴다.
뿌리 — 하사땅·원세모
닿소리의 뿌리는 발음기관을 본뜬 바탕글자다. 원·세모·네모에서 ㅇ·ㅅ·ㅁ가 나오고, ㄴ·ㄱ을 더한 ㅇ ㅅ ㅁ ㄴ ㄱ 다섯이 뿌리가 된다. 홀소리의 뿌리는 하늘·사람·땅 그 자체 ㆍ·ㅣ·ㅡ다. 점자에서도 ㅇ은 동그라미, ㅅ은 세모의 꼭지, ㅁ은 네모의 둘레를 이루고, ㆍ는 한 점, ㅣ는 세로 세 점, ㅡ는 가로 세 점이다.
자람 — 덧점과 덧그음
낱글자를 만든 이치가 획을 더함이었듯, 정음점자도 점을 더하고 그음을 더해 자란다. ㅇ→ㅎ, ㅅ→ㅈ→ㅊ, ㅁ→ㅂ→ㅍ, ㄴ→ㄷ→ㅌ, ㄱ→ㅋ. 소리가 세질수록 점이 는다.
홀소리는 뿌리 ㅣ·ㅡ에 하늘점( ㆍ )을 글자가 놓이는 자리 그대로 얹어 자란다. ㅣ 오른쪽이면 ㅏ, 왼쪽이면 ㅓ, 위가 ㅗ, 아래가 ㅜ. 점이 붙는 곳이 곧 한글에서 ㆍ가 붙는 곳이다.
빛깔 — 파초노빨보
다섯 뿌리에 다섯 빛을 입힌다. ㅇ 파랑 · ㅅ 초록 · ㅁ 노랑 · ㄴ 빨강 · ㄱ 보라. 하사땅의 파·초·빨과 다움(오행)의 다섯 빛을 오늘의 한글빛으로 다듬어, 밝이어다움(음양오행)의 이치를 점자에도 이었다.
쓰기 — 풀어쓰기와 모아쓰기
풀어쓰기는 낱자를 차례로, 모아쓰기는 한글처럼 첫·가운데·끝을 한 자리에 모은다.
정음점자는 새 부호를 외우게 하지 않는다. 한글을 아는 손이라면 그 모양을 그대로 만지게 한다. 보는 이에게 아름답던 원리가 보지 못하는 이에게도 그대로 닿는다 — 정음이 모두의 글자가 되는 한 걸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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