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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글정음 — 우주비밀코드 · p.258 / 388
12. 숫자 ‘0’과 첫소리 ‘ㅇ’, 숫자와 문자의 시작점
모양은 있으나 값은 없고, 의미는 큰 존재. 숫자에는 0이 있고,
문자에는 한글의 첫소리 ㅇ(으이)이 있다.
숫자의 세계에서 0은 아무것도 없는 ‘없음’을 나타내지만, 그
'없음'은 수 체계의 질서를 가능하게 한 위대한 발명이다.
한편, 한글에서 ㅇ은 소리가 없는 닿소리지만, 모든 온글자(음
절)의 구조를 유지하게 하는 문자의 시작점이다.
노마 히데키 교수는 『한글의 탄생』에서 ㅇ을 음의 동적인 변
용을 지탱하는 제로 자모로 소개하였다.ㅇ이 음가가 없는 첫소
리를 나타내면서, 앞글자의 받침을 옮겨 발음하는 종성의 초성
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.
숫자 0은 겉으로는 ‘없음’을 뜻하지만, 그 속에는 체계와 질서,
가능성을 여는 힘이 숨어 있다. 0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, 인류
역사에서 사유의 전환을 이끈 철학적 도약이자 문명적 혁신이
었다.
숫자의 0이 수학적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꾸었듯, 한글의 ㅇ 또
한 혁명적 문자 구조의 틀을 제공한다. 없음을 새롭게 해석한
두 기호는, 하늘을 상징하는 동그란 모양 속에 인간의 사고와
문명의 씨앗을 품고 있다.
훈민정음 창제 시점에는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고, 땅 위에 생
명이 탄생하는 하땅사 우주관이 일반적이었다. 하땅사는 원네
세와 하나 둘 셋(1, 2, 3)으로 상징화되었다. 0이 일반화된 현 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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